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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아련한 첫 사랑의 추억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You Are the Apple of My Eye 
7.3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진연희, 학소문, 오견, 채창헌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107 분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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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건축학개론이 있다면, 대만에는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평이 있더군요.

이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말그대로, 접한 것은 보지 않았다는 뜻이겠죠?-군대에 있을 때 입니다.

계급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영화보러 가기가 귀찮아 가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 첫 대만영화일 것 같아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좋다 싫다 등의 판단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각설하고, 영화의 주 내용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고등학교때 서로 사랑했고, 그 이후의 이야기들.

스포가 될 것 같아 내용은 밝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서 좋았던 장면은 션자이(천옌시)가 커징텅(가진동) 볼펜으로 쿡쿡 찌르는 장면이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장면이 아련한 학창시절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랬거든요, 제가,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굳이 대만/한국을 나눌 필요가 없어요. 우리 모두가 똑같이 겪은 시절이니까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거에요. 볼펜으로 앞자리에 앉은 커징텅을 쿡쿡 찌를 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 나도 저랬는데..'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커징텅의 뻔뻔하고도 당찬 대사들도 주옥같습니다. 우리가 했던 말들을 그대로 되풀이 하거든요. '내가 머리가 좋은데, 노력을 안하는거야',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하면, 너의 전교 1등은 빼앗길거야' 등의. 그 시절 우리가 겪었던 행동과 말투가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감독이 자신의 학창시절을 많이 담았다고 언급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것 같아요. 상당히 많은 장면에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지막의 여운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생각할 수록 아파요. 관객인 제가 진짜 아픕니다. 그래도 감독이 한 가지 위안거리를 남겨두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아실 수 있을 거에요. 심리적으로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단서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누구나 아시겠지만, 커징텅과 션자이가 대학생때 정전이 일어난 날 통화하면서 나눈 내용에 나와있어요.)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거나 완벽하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대작 블록버스터처럼 화려한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저는 평점 5점을 기꺼이 부여했습니다. 제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때 첫 사랑, 순수한 사랑.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이 학창시절 연기를 맛깔나게 한 것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영화가 영화로써 완결성과 작품성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환기와 그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 감정에 울컥해서, 영화보는 내내 내가 주인공인냥 착각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련한 첫 사랑에 대한 향수를 회상하고 싶은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드리겠습니다.

 

 

 

  

* 천옌시는 풋풋하면서도 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풍겼는데, 이 배우에게 정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영화속에서 웃을 때, 저 역시 같이 웃게되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천옌시라는 배우를 알게되어 다른 영화도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가장 천옌시의 매력을 잘 표현했다고 평합니다. 사랑스러움 그 자체를 보여주었어요.

 

-여담이지만,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체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대만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만에 대한 관심도 없었던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연결해준 것이 참 고맙습니다. 영화 한 편으로도 사람이 많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