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잔잔한 바닷물 위 홀로 떠있는 작은 배와 한 노인이 열심히 노를 저으며 물고기를 잡는 모습.
일반적으로 <노인과 바다>에서 그려지는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전에는 따뜻한 인생의 교훈, 힘겹게 살아왔던 한 노인의 자조섞인 한 풀이 등의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죠.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와는 달리 역동적이며 때로 인간의 고독을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노를 저어 바다 깊숙한 곳으로 나아가 물고기와 사투하는 모습을 헤밍웨이는 실감나게 구현해냈습니다.
(알고보니 낚시를 즐겼던 작가였죠)
필사의 노력과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노인의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습니다.
안타까움, 불쌍함 등과는 전혀 다른 감정의 싹이 터올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인이 광할한 바다 한 가운데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릴 때의 쓸쓸함은, 오늘날 우리가 가끔 느끼는 그 우울과 다르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서 크고 작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우리들을 떠올린 것은 분명 노인과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이겠죠.
소득없이 빈 손과 힘겹게 집으로 돌아가는 노인의 발걸음에서 우리들의 부모님들을 떠올렸습니다.
자식으로서 도와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당신들의 고통을 내색하지 않는 모습에서 애달픔을.
“인간은 패배하는 존재로 만들어진 게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 있어도 패하지는 않지.”
책을 읽고나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더 클래식’ 출판사에서 나온 <노인과 바다>는 아마 축약본일 거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150페이지 분량으로 매우 짧게 출판되었는데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은 300여쪽에 달하는 책도 있었습니다.
그 책을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마 더 클래식의 책은 축약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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