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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우리 모두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닐까




학교 선배와 점심을 같이 먹다가 한 가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우물 안의 개구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이렇습니다.

대학 교수님이 새내기들에게 과제를 시켰습니다. 
"~를 종이에 써서 제출해", 그러자 새내기들이 정말로 공책을 예쁘게 찢어서 자필로 작성 후에 제출했습니다.
새내기가 아닌 2학년 이상의 대학생이었다면, 제출 방식에 대하여 물어보거나 종전의 경험을 살려 A4용지에 타이핑하여 제출했을 거에요.
새내기들은 고등학교 시절 수행평가 방식에 익숙하여 수기로 제출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내 지식, 상식 선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지식에 기반하여 최선의 선택을 도출하고 만족하지만, 한 단계 위에 사람이 보면 그저 안타까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최선이, 최선이 아니였던 상황.
나의 경험에 비추어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더 많은 경험자에게는 그저 평범한 방안에 지나지 않은 것과 같은.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 경험이라는 우물에 빠져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우물 안에서는 내가 최고이지만, 우물 밖에서 보면 다른 이와 차이가 없는 상황이지요.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서두 그림에 나와있는 글귀가 생각이 났습니다.
윤태호씨 미생이라는 웹툰에 나온 대사입니다.

 

 
"취직해보니까 말야, 성공이 아니라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게 아닐까"

 
   

어쩌면 우린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 우물을 하나씩 벗어나는 과정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하나씩 경험하고 나보다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배우며 깨닫는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 말이에요.

나보다 아래 사람들을 보며 우월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항상 나의 부족함을 알고 배우기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누군가 보기에 한참 부족한 사람일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이 보기에 나의 지금의 행동은 어리석어 보일지 모릅니다. 
충분히.

더 겸손해지고, 낮아지는 태도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