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생활한 지 한달 째
어느 덧 이곳의 음식이 적응되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저는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음식이 계속 고플 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김치없는 생활은...
김치와 한국음식이 그리워 겐트 여행을 갔을 때, 더 비싼 값을 주고서 한인민박을 했을 정도니까요.
각설하고, 유럽에 와서 아래와 같은 음식만 먹다보면 금세 이러한 음식이 물린다는 느낌을 받아요.
더 이상 "우와, 정말 맛있겠다!"라는 감탄은 나오지 않게되죠ㅋㅋㅋㅋ.
매번 비슷한 음식. 이를테면 고기와 소세지, 감자튀김. 거의 없는 야채와 채소. 소스에 버무려 먹기.
위의 세 가지가 식사의 공통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어요.
▲ 이런 미트볼+감자튀김은 벨기에에서 정말 많이 먹습니다.
▲ 아침식사는 보통 이렇게 먹습니다.
이 사진은 호스텔에서 먹었던 아침인데요, 기숙사에서 먹는 아침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다르긴 해요. 기숙사에서는 식빵 종류가 5가지 정도 제공이 되고, 시리얼도 6가지 정도 그리고 우유와 각종 음료 등이 제공됩니다.
버터와 여러 종류의 쨈을 발라먹을 수 있어요. 가장 좋은 점은 바로 과일. 오렌지, 포도, 바나나, 귤, 사과, 이름 모르는(배 닯은) 과일이 항상 제공되요.
혹시나 글을 보고서는 맛있겠네!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밥이 그리워요. 정말로. 아침을 든든하게 채운다는 느낌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실 거에요. 먹어도 먹어도 배는 차지 않는 이 불쾌한 느낌. 살만 덕지 덕지 쪄간다는 유쾌하지 않는 기분.
▲ 교환학생 선상파티 때에 먹었던 저녁 뷔페 음식.
벨기에에서는 정말로 소스가 자주 제공되요.
이렇게 먹다보면,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그리워지고, 밥도 그리워지는 단계에 이르러요.
불만의 축적은 어느 순간 폭발로 이어져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듯이.
저는 한국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기 위해 종종 한국음식을 해먹기로 결정했습니다.
비단 저만이 아니라, 같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8명의 한국인 모두 같은 생각.
그래서 마련되었던 여러 번의 한국음식을 소개할까 합니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맛은? 부족한 재료이지만, 한국에서 먹는 맛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시장이 반찬이듯, 고국 음식에 대한 향수는 어머니의 손맛을 대체할 수 있거든요.
▲ 1차 한국음식 카레.
▲ 2차 한국음식 비빔밥.
최고의 맛을 자랑했더랬죠. 캐나다, 대만,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친구들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 라면과 짜파게티를 향수를 지우는데 대단한 역할을 하죠.
아시안마켓에서 신라면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외국인 친구들도 한 봉지씩은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인스턴트 누들의 맛에 그들도 이끌리나 봐요.
매운 맛이 자극적이긴 하나 외국인 친구들도 곧 잘 먹어요.
▲ 햄 고추장 찌개
▲ 부침가루를 이용한 전 만들기.
메뉴가 점점 더 고국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마스트리트에 있는 아시안마켓에서 우리나라 부침가루를 발견하고는 망설임없이 집어 왔어요.
간단하게 호박전, 버섯튀김을 요리해 먹었는데, 기름이 몸에 들어가는 감동의 순간을 아시나요.
외국에서 먹는 호박전 한 입은 감동입니다. 음식의 경지를 뛰어 넘었어요.
현지 애들도 호박전, 버섯튀김, 동그랑땡을 먹여줬더니 부침가루를 뒤적거리며 이게 무엇인지 확인하더군요 :)
▲ 간단해보이지만, 전과 고추장찌개는 행복입니다.
▲ 3차 한국음식 불고기와 잡채.
▲ 불고기와 잡채로 자그마한 파티를.
기숙사에 사는 여자애들이 마음먹고 불고기와 잡채를 준비했어요. 덕분에 외국인 친구들도 몇 초대했죠.
불고기와 잡채는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음식 맛과 비교하시면 곤란해요ㅋㅋㅋㅋ
몇몇 음식점보다 월등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불고기를 정말 좋아했어요. 비빔밥보다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는 우리의 입장보다는 현지인의 입맛에 맛게 진행시켜야 할거에요. 외국인들은 비빔밥보다는 불고기가 더 입맛에 맞으니까요.
외국에 있으면서 일식집, 중국집 혹은 타이음식점 등을 심심치 않게 발견합니다. 특히 중국 음식점은 어딜 가나 한 군데 이상씩은 존재하더라구요.
그에 반해 우리나라 음식점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에요. 없습니다. 한국 음식을 맛 볼수 있는 음식점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일본, 중국은 이렇게나 세계화 되어가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항상 정체중인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해외에 나와보니 '한식의 세계화'를 국내에서만 외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좀 더 실천적으로 행동으로 옮겨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이탈리아 친구의 파스타.
정통 이탈리아 파스타 소스는 우리나라에서 맛보기 힘든 맛이었습니다.
단언컨데 제가 맛 본 파스타 소스중 가장 맛있는 소스였죠.
그 동안 제가 먹었던 파스타는 파스타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 캐나다 친구들의 푸딩
푸딩만드는 믹스를 갖고 만들었지만, 달콤한 푸딩의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매 주말마다 한국음식을 계속 해먹고 있습니다. 정말 한국음식 그립네요. 점점 요리의 다양함도 요리 재료도 폭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에 계속 흡사해지고 있는데, 집에 갈 때 즈음은 어떤 한국음식을 해먹게 될지 자뭇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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