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개발론]3D프린터 그리고 신제품개발의 어려움 - 배종하 이사(스텔라무브)

신제품 개발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신제품개발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신제품 개발의 실제 혹은 실재’라는 주제로 스텔라무브 배종하 이사님께서 강의해주셨습니다.

 

1. 지(知)와 행(行)

스텔라무브는 3D프린터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3D프린터는 최근 1년 사이에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미(美) 오바마 대통령은 국내 제조업 부흥을 위하여 3D프린터를 주목하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3D프린터이지만, 현재 이를 개발중인 곳은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 때문입니다. 3D프린터가 추후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知), 프린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실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입니다(行).

모토롤라 핸드폰 ‘레이저’의 등장을 보는 것이 이러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당시 핸드폰 업계에서도 핸드폰을 얇게 만드는 것이 필요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모토롤라의 성공을 본 이후에야 뒤늦게 핸드폰 슬림화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지를 행하는 것이 필승(必勝)을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알고 시도하지 않은 만큼, 쉽지 않은 길입니다. 실패의 확률이 높은 것이죠. 3D프린터가 맞딱드린 상황도 이론적으로는 빛나는 성장을 예상하지만 그와 반대로 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2. 판단

지(知)의 행(行) 또는 부행(不行) 여부는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LG를 보면,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LG 임원들과 맥킨지(Mckinsey)는 스마트폰 진입의 타당성을 낮게 평가하여 진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성장세와 기업경쟁력 모두 놓치게 되었습니다. 반면, 애플은 핸드폰 업계로의 진출을 결정하고 시장에 진입하여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기업 내부의 판단에 따라 한 곳은 성공을 취하였고, 한 곳은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모토롤라와 애플 모두 경쟁사들이 시도하지 않던 그 길을, 타개책을 마련함으로써 선도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행(行)의 어려움이 판단의 가장 큰 잣대가 됩니다. 행동해야 하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장애물이 두렵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① 신제품 개발, 판단의 어려움

기업은 신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하고 제조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름을 알고 있어,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령, 상품기획자가 “~한 제품을 출시해야합니다”라고 한다면,

구매담당자는 “그런데 그 자재는 얼마인지 아세요?” 라고 대답하며,

엔지니어는 “그 기술은 대단히 어려우며, 개발도 쉽지 않습니다”라고 반문합니다.

 

현업에서의 신제품 개발이라는 것은 위와 같다고 합니다.

새로운 것을 개발할 때, 아는 것을 바탕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알지 못했던 것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어려움을 해결해야 제품개발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즉, 신제품 개발이라는 것은 지(知)에서는 예상치 못한 작업과의 반복되는 만남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감(感)

새롭게 어떤 일을 시작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 시작 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에 도달하는 방법은 감(感)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감은 저번 주 강의에서 언급되었던 행동경제학(Behavior Economics)의 직관이라는 개념과 흡사합니다.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오로지 개인만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그 무엇인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분명한 형태나 구체화된 도식은 없으나, 어떠한 이유, 배경, 경험에서건 개인만이 지각할 수 있는 지각적 능력을 의미합니다.

감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많은 일을 해보고 경험하는 것이 좋은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행동하는 것의 어려움도 느껴보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깨달아보면서 감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번뜩이는 창의성, 통찰 등이 발현되는 순간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① 의사결정의 실제

기업에서 최종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CEO의 역할입니다. CEO는 각종 보고서, 예측치, 컨설팅 등을 보고받지만, 판단은 개인의 몫입니다. 때로 CEO는 자신의 직관에 전적으로 의거하여 의사결정을 하기도 하죠. 즉, CEO도 본인의 경험, 예상, 직관 등의 감(感)에 기초하여 판단하는 겁니다.

감에 기반한 의사결정은 비단 기업의 CEO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범위를 넓혀 기업의 실무진이, 일반 개인들이 내리는 많은 결정도 ‘자신이 파악한 자료에 기초하여 스스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4. 마치며

위의 의사결정의 실제로 보아, 우리는 모두 자신의 감에 기반하여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감을 키우기 위해 보다 많은 경험, 시도를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해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할 수 있고, 이론과 현실이 다름을 알 수도 있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이 개인의 지식으로 축적되기 때문에, 이해와 사고의 폭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시야가 넓어져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강의를 통해,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경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는 자세를 지향해야겠다는 기분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산은 오르다 보면 등산로마다 새롭게 보이는 풍경이 있다 – 손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