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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기호학으로 구성된, 움베르토 에코의 세계




장미의 이름 (저자: 움베르토 에코, 출판사: 열린책들)


오랜시간이 걸렸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읽기까지. '기호학'이라는 분야를 알게되었던 때부터, 이 분의 책을 읽고 싶었다. 현존하는 기호학자중 최고라 불리우는 사람이다. 동시대에 같이 살고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오버하는 것일까?

아무튼 기호학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줄곧 궁금증이 일었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가 바로 기호학인데,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아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 영화 <미스트>의 뿌연 안개처럼, 내 머릿속의 기호학은 체계 잡히지 않은 실체 없는 그 무언가였다.

<장미의 이름>을 읽고 나서, 기호학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책이 기호학을 설명하는 책은 아니니까. 다만, 소설 내용 곳곳에 기호학자다운 모습이 보인다. 기호학적 해석과 사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부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장미의 이름>이 쉬운 책이라고 꼭 읽어보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읽는 내내 그의 해박한 중세 지식에, 책을 내던지고 싶었던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종교논쟁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적잖은 분량이 그에 관련된 내용으로 할애되어 있다. 나도 기독교이지만, 참으로 어려웠다. ~학파, ~학파. 영남학파, 기호학파 등의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내가 그 중세의 종교 권력 다툼을 어찌알랴.

아무튼 종교 내용을 지울 수 있다면, 책은 나름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추리소설 형식을 갖고 있어, 흡입력 있게 읽히는 분량이 꽤나 되기 때문이다. 나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지하철에서 정거장이 지나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읽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의견이 분분할 듯 하다. 움베르토 에코가 철학자이자 기호학자이자 소설아기지만,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는 듣지를 못했다(만약 문학적 가치가 뛰어난 소설을 쓰는 작가이면 어떡하지. 그는 그냥 천재이겠거니...). 다른 세계문학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특별히 두드러지는 특징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장미의 이름>속에 기호학적 요소를 무던히 녹여낸 점이 특별하다면 특별할 터. 미스터리를 기호학으로 구성하고, 기호학으로 해석하고 있으니, 역시 책은 작가의 사상을 풀어내는 하나의 도구인가 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책들을 한 두권씩 읽어나갈 것이다. 소설이 아닌 그의 수필, 생각이 담긴 인문 계열로. 가슴 설레이는 기호학과의 만남이 시작되려 한다. ...두근 두근

그런데 책값은 어떡하지.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구입하는데도 깨나 많은 돈이 들텐데...




장미의 이름

저자
움베르토 에코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2-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세기 최대의 지적 추리소설이자, 움베르토 에코의 대표작2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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